"누나"…'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지난 6일,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대구 공군 방공관제사령부 소속 A(21) 일병은 누나에게 무언가 털어놓으려 했는지 메시지를 적었다 지웠다.
휴가 복귀 하루 전날, "엄마 나 너무 들어가기 싫다. 나 내일 안 들어가면 영창이겠지"라고 말했다.
지난 6일 가족에게 “부대원들이 괴롭혀서 힘들다”라는 말을 남기고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두절됐다. 그는 이튿날 오전 8시 48분께 대구 중구 한 아파트 중앙 현관 지붕에서 숨진 채 경비원에게 발견됐다.
A 일병은 취침 시간 강제로 기상해 다목적홀로 추정되는 특정 장소를 끊임없이 청소하는 등 자신이 당한 가혹행위를 모친과 외조모 등에게 털어놨다.
A 일병의 누나는 “신병 위로 휴가를 받고 나오자마자 ‘자대배치 받은 뒤로 한숨도 못 잤다’고 했다”, “자는데 일부러 깨워서 (다목적홀에 있는 동생의) 군화 발자국이 지워질 때까지 잠을 재우지 않고 계속 청소를 시켰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임들이 후임을 많이 괴롭히는데, 자신이 상병 정도 계급이 됐을 때 후임을 똑같이 괴롭히지는 못할 것 같고, 그러면 또 선임이 괴롭힐까 봐 걱정했다”라며 “이런 군 생활을 버티지 못하겠다고 했다”고도 했다.
A 일병은 훈련소에서 150명 중 7등으로 수료했다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자랑했고, 고향인 대구에서 근무할 수 있는 병과를 선택해 지원할 정도로 군 생활에 열의를 보였다고 한다.
이런 A 일병의 군 생활에 변화가 생긴 건 지난달 18일 자대 배치 이후라고 가족들은 전했다.
A 일병 누나는 “분명 훈련소까지는 군대에 적응하지 못한 애가 아니다”라며 “자대 배치를 받자마자 친구들이나 훈련소 동기들 전화를 받지 않고, 연락이 끊겼다고 한다”고 전했다.
A 일병 부친은 “지난달 27일 밤 9시 넘어서 부대에 있는 아들과 40분 정도 통화를 했는데 ‘여기는 80년대 부대’라고 호소했다”며 “‘사람들이 다 쓰레기’라고 했는데 그때 대수롭지 않게 들은 걸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A 일병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경찰과 합동으로 휴대전화 2대, 태블릿 PC 1대를 포렌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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