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원 "전두환 5·18 앞에 너무나 큰 죄 지은 죄인"

전두환 손자 전우원

 

 

전두환 손자 전우원씨(27)가 5·18민주화운동 희생자·피해자들과 광주 시민들에게 공식 사죄했다.

전두환 일가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학살 인정과 사죄를 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전두환은 살아 생전 1980년 5 ·18 광주학살 책임을 전면 부인했고, 전씨 사후에도 전씨 일가는 5·18 책임을 부정하고 왜곡·폄훼로 일관해왔다.

전우원씨와 5월 단체들은 31일 오전 10시쯤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1층 리셉션홀에서 '5·18유족, 피해자와의 만남'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전우원씨와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과 조진태 상임이사, 공법3단체인 양재혁 5·18민주화운동유족회장, 황일봉 부상자회장, 정성국 공로자회장을 비롯한 5월 관계자, 취재진,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5·18 당시 학생 시민군이었던 고(故)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씨, 5월21일 저녁 광주교도소 앞에서 총을 맞아 오랜 시간 트라우마에 고통 받았던 김태수씨, 폭행 구금 피해자 김관씨를 비롯한 오월어머니 10여명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우원씨와 직접 대면했다.

검은 정장을 입은 우원씨는 행사 시작 전 기념센터에 도착, 오월단체 대표들과 차담회를 가진 뒤 할아버지가 1980년 5월 광주 시민들에게 벌인 참극에 대해 인정했다.

우원씨는 "저희 할아버지 전두환씨는 518 앞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자, 학살자이자 가족의 구성원이다. 저같이 죄인에게 이렇게 소중한 기회를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이렇게 늦게 찾아뵙게 돼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많은 피해자분들이 계시는 걸 알고 있다. 제가 온 것이 상처가 된 것을 인지하는 만큼 죄송하고, 소중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우원씨와 유족·피해자들의 만남, 묵념, 우원씨의 10분간 자유 발언, 오월 단체 대표 발언, 유족·피해자 발언, 기자 질의 답변, 추모숭화공간 방문 순으로 1시간 가량 이어진다.

우원씨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5·18기념공원 내에 위치한 추모승화공간을 방문한 뒤, 오전 11시30분쯤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로 이동해 오월영령들에 참배할 예정이다.

80년 5월 첫 희생자인 김경철씨(1-1묘역)와 효덕초등학교 4학생이던 11세 전재수군(2-22묘역) 묘를 차례로 둘러본 뒤 행방불명자 묘역을 살핀다. 행방불명자 묘역에는 5·18 전체 실종자 78명 중 69개의 가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