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에겐 '주님'" 주석중 교수, 추모 진료 후기
본문 바로가기
  • 조금씩 천천히..
정보

"환자들에겐 '주님'" 주석중 교수, 추모 진료 후기

by 별다람 2023. 6. 19.
728x90
반응형

‘진짜 의사’ 주석중(62)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별세 소식에 온라인에는 주 교수에게 치료를 받은 환자와 보호자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주 교수로부터 직접 치료받았던 사연을 올리며 “목숨을 살려주신 너무나 귀한 분”이라며 슬퍼하고 있다.

지난 16일 주 교수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인터넷에서는 주 교수에게 직접 진료를 받았던 환자와 보호자들이 경험담을 토대로 추모 메시지를 올리고 있다.

A씨는 주 교수에 대해 “임종 준비히라던 동생을 두 번이나 살려주신 분”이라며 “또다시 언젠 어찌 될지 모르는 병이라 주기적으로 뵙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A씨는 “새벽까지 수술하시고 아침 회진 때 수술이 잘 됐다고 하셨다”며 “저분은 도대체 언제 주무실까 (생각)했는데...”라고 남겼다. 그러면서 “소식이 전해지는 대로 많은 환자분들이 깊은 슬픔에 빠지실 것”이라며 “동생은 영원히 몰랐으면 좋겠다”고 남겼다.

A씨의 글에는 “예전에 목숨을 살려주신 고마운 분이다”, “저도 가족이 수술받았다. 많은 분을 살리신 감사한 분이다”, “너무 헌신적인 분을 데려간 하늘이 원망스럽다” 등 주 교수에게 직접 진료를 받았던 환자와 보호자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네티즌 B씨도 과거 주 교수에게 진료를 받았던 아버지의 사연을 인터넷에 올렸다. B씨는 “저희 아버지가 2005년도에 대동맥류 심장질환으로 쓰러지셨다”며 “반나절 수소문한 결과 당시 한국에서 유일하게 수술이 가능한 곳으로 찾아가 바로 응급수술을 해서 아버지가 기적적으로 연명하실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정말 생뚱맞게 회진시간이 아닌 새벽 시간이나 아무 때나 출몰하시면서 환자를 돌보셨다. 크리스마스날도, 연말연시 명절 새벽에도, 그냥 병원에서 숙식하며 사시는 분인가 느껴질 정도로 환자에게 열정적이셨던 분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저희 아버지가 패혈증 증세까지 나타나 악화되셨을 때는 정식 회진 말고 혼자서 수시로 오셨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적었다.

B씨는 주 교수의 사고 소식에 “주 교수님이 이렇게 허망하게 떠나실 줄은 몰랐다. 너무 속상하다. 지금까지 수백 수천명을 살리셨고, 앞으로도 수천명을 살리셔야 할 분이 이렇게 떠나셨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SNS에는 주 교수에 대해 “성품이 좋으셔서 별명이 ‘주님’이었다” “저승사자와 멱살 잡고 싸우시던 분” 등의 표현들도 나왔다.

주 교수는 지난 2015년 아산병원 소식지에 “힘들지만 환자가 회복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되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흉부외과 의사는 공휴일 구분 없이 항시 응급수술을 위해 대비하며 생활할 수밖에 없어 스트레스가 크고 육체적으로도 버겁다”면서도 “하지만 수술 후 환자가 극적으로 회복될 때 가장 큰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고 수술할 때까지 힘들었던 일을 모두 잊는다”고 했다.

주 교수는 1988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세브란스병원에서 흉부외과 전공의를 수료했다. 1998년 아산병원 흉부외과 전임의로 근무를 시작했다. 아산병원 대동맥질환센터 소장과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산하 대동맥연구회장을 지냈다.

한편 사고는 지난 16일 오후 1시 20분쯤 서울 송파구 풍납동 아산병원 패밀리타운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주 교수는 14일부터 연이틀 밤샘 수술을 했고 사고 당일 새벽에 응급수술을 마친 뒤 잠시 귀가했다가 자전거를 타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던 중 덤프트럭에 치여 숨졌다. 다만 사고 당시 덤프트럭 운전자는 교통신호를 위반하지 않았고, 횡단보도 신호도 빨간불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오는 20일이다.

728x90
반응형

댓글